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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9797 님의 블로그

“한 표의 대화, 가족 안의 진영 논리를 마주하다” 본문

성장일기

“한 표의 대화, 가족 안의 진영 논리를 마주하다”

토마토신숙 2025. 5. 29. 09:43

고명환 님의 오늘 아침 긍정확언,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기뻐하라"*라는 말이 유독 마음에 걸렸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며칠 전 우리 집 거실에서 벌어졌던 대화 한 장면이 떠올랐다.

작은아들이 휴가를 나왔다. 고기를 구워 먹고 나서, 커피 한 잔 하자는 아들의 말에 우리는 범어사 근처의 한 조용한 카페로 향했다. 주일 저녁, 손님은 세 테이블뿐. 평온한 분위기 속, 대화는 자연스럽게 정치 이야기로 흘렀다.

우리 집은 요즘 한국 사회의 축소판이다. 50대 부모 세대와 20대 두 아들 사이엔 분명한 생각의 간극이 있다. 나와 큰아들은 주로 듣는 입장이다. 큰아들은 조용한 성격이라 자신의 의견을 잘 내비치지 않지만, 누구 쪽 생각인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나 역시 집안의 평화를 위해 그저 듣는 편이다.

하지만 작은아들과 남편은 다르다. 그들은 마치 두 진영의 대표처럼, 자신의 논리를 앞세워 팽팽히 맞선다. "한 표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권리"라는 말도, 서로를 향한 설득에서는 쉽게 힘을 잃는다. 상대의 말을 듣기보다는 자신의 주장을 더 크게 외친다. 모두가 '정답'인 듯 말하지만, 정작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은 보이지 않는다.

고명환 님의 말처럼, 정말 상대 진영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걸까? 아니면,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취사선택하고 있지는 않은가? 작은아들의 단호한 주장에도, 남편의 반복되는 논리에도 그런 의문이 스친다.

솔직히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시대를 더 오래 살았고, 더 많은 것을 겪어봤기에 아들들이 세상을 다 안다고 하기엔 이르지 않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동시에, 그들도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완전히 닫아버릴 수는 없는 이야기다.

며칠 전, 이찬수 목사님의 설교를 보며 남편이 툭 내뱉은 말이 기억난다. “목사는 언제나 여당 편이야.”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이 누구든, 나라를 위해 기도해야 하니까. 그게 국민의 책임이지.”

그 말을 듣고 잠시 멈췄다. 맞다. 선거 전에는 각자의 소신으로 한 표를 행사하고, 선거 후에는 당선된 이를 위해 기도하고 응원하는 것. 그것이 진짜 성숙한 시민의 자세일지도 모르겠다.

오늘 글을 쓰며 새삼 느낀다. 말은 넘치는데 글로 풀어내는 건 여전히 어렵다. 머릿속에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잔뜩이지만, 막상 손에 펜을 들면 엉켜버린다. 그래서 더 배워야겠다. 더 읽고, 더 써보고, 그리고 더 들어야겠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같은 밥을 먹고 같은 공간을 살아가는 우리. 서로의 말에 조금 더 귀 기울일 수 있다면, 그 하루가 조금은 따뜻해지지 않을까.


마무리 인사:

오늘도 일상의 한 조각을 이렇게 기록해 봅니다. 서로 다르지만 결국 함께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말보다 마음이 더 먼저 닿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