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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9797 님의 블로그

진송 추어탕, 그리움 속에서 다시 찾은 따뜻한 국물 한 그릇 본문

리뷰

진송 추어탕, 그리움 속에서 다시 찾은 따뜻한 국물 한 그릇

토마토신숙 2025. 5. 4. 23:12

 
며칠 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들르던 진송 추어탕 금정구청점을 찾았습니다. 평소 점심시간이면 구청 직원들과 직장인들로 북적이던 그곳. 익숙한 간판 앞에 다가서자, 한 장의 안내문이 먼저 저를 맞이하더군요.
건강상의 이유로 폐업하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손맛도 좋고, 분위기도 참 따뜻했던 곳이었기에 그 소식은 유독 더 아쉽고 안타깝게 다가왔습니다. 장사가 늘 잘됐던 곳인데... 얼마나 편찮으시기에 이렇게 문을 닫으셨을까, 걱정이 앞섰습니다.
진심으로 건강이 회복되시기를, 언젠가 다시 그 따뜻한 미소와 인사를 마주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 빈자리를 안고, 진송 추어탕 울산 언양점을 찾았습니다. 마침 목욕탕 가는 길이기도 했고, 최근 추어탕을 먹지 못한 아쉬움도 컸기 때문이죠.

언양점은 종종 들르던 곳이라 낯설지 않았습니다.
따뜻한 자리에 앉아 주문을 마치자, 금방 무쳐낸 오이무침바삭하게 튀겨낸 추어튀김, 그리고 정성스레 담긴 밥 한 그릇이 나옵니다. 이어서 나온 진하고 깊은 국물의 추어탕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속을 따뜻하게 감싸주더군요.
양이 참 많았습니다. 국수까지 곁들여 주셨는데, 이 정도면 두 사람 몫은 되는 것 같았어요.
"이렇게 푸짐하게 퍼주셔도 남는 게 있을까?"
웃으며 그런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혹시 본인의 건물일까, 아니면 임대료가 저렴한 곳일까... 혼자서, 혹은 둘이서 슬쩍 계산기를 두드려보는 것도 이제는 하나의 재미있는 취미가 되었네요.
요즘은 식당이나 가게에 가면 그곳의 하루 매출, 인건비, 재료비 등을 상상해보곤 합니다.
장사가 참 쉽지 않겠구나.
결국은 늘 이 결론에 도달하곤 하죠. 그리고는 서로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 그냥 맛있게 먹자.
그렇게 오늘도 한 끼 잘 먹고 나와, 작은 위로와 감사함을 마음에 담았습니다. 문득 요즘 자영업자분들에 대한 걱정이 스쳐갑니다. 경제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는 더 이상 뉴스에서나 들을 이야기가 아닙니다. 모두의 삶 속에서 피부로 느껴지니까요.
폐업 소식도 그렇고, 골목마다 비어가는 점포들을 보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누군가는 따뜻한 국물을 끓이고, 반찬을 무치며 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분들 덕분에 우리는 따뜻한 밥 한 끼로 위로받고, 다시 걸어갈 힘을 얻습니다.
언제나 단군 이래 경제가 좋았던 적은 없었다고 하죠.
그렇기에 우리는 또 이 어려움을 견뎌내고, 결국은 이겨낼 것이라 믿습니다.


그게 바로 우리 민족이 가진 저력 아닐까요.
오늘도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작은 지출 하나로 경제에 이바지했다는 자부심 하나 안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이렇게 조용히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따뜻한 한 끼처럼, 따뜻한 하루였습니다.